2014년 2여신도회 표어는 ‘말씀과 나눔’입니다.
하여 올 한해, 미리 정해진 성경말씀을 묵상하고 모임 때마다 함께 그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습니다.
이것은 그 나눔에 대한 작은 기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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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의 주제 : 마르다와 마리아
누가복음 10:38-42
-오늘의 말씀은 누구나 다 한 번은 들어봤고, 또 이야기를 나눴을 만한 유명한 구절이다. 작년 구역예배 때 구역원들과 함께 이 말씀에 대해 오랫동안 이야기한 적도 있다. 누가 옳은지, 누구의 행동이 그른지 아무도 쉽게 판단할 수 없을 것이다. 다만 오늘은 한 가지 다른 지점이 눈에 들어왔다. 이 구절을 볼 때마다 늘 하나님이 마리아 편을 든다고만 생각했는데 오늘은 하나님이 마르다를 사랑하신다는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수많은 집 중에 이 집을 선택하고 지금 설교를 하고 있지만 분주한 마르다를 보고 내심 안타까웠을 하나님의 심정이 전해진달까. 성경 구절을 보면 많은 일-> 몇 가지 일-> 한 가지 일이라고 순차적으로 쓰여 있다. 우리도 모쪼록 하나의 일에 집중했으면 좋겠다. 한가지 예로 대심방을 떠올려보라. 심방 전엔 일주일간 집안 대청소하느라, 심방 날엔 목사님 접대하느라, 심방 후엔 노동 후의 피로를 감당하느라 정작 중요한 걸 놓치고 있진 않는가. 하루 전부터라도 기도로 마음을 다잡고 심방을 준비해야 바람직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나와 관련이 많은 구절로 다가왔다. 많은 일을 하면, 하나님께 집중하지 못하는 건 당연할 이치일 것이다. 마르다는 예수님의 일꾼이다. 38절을 보면 ‘모셔들여’ 온 이, 즉 행동으로 옮긴 자는 마르다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예수님이 말씀하신 “많은 일로 들떠 있구나”가 꼭 부정적인 의미일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빌립보서 4장 6~7절을 보자. 기도와 간구로 인한 평안이 있기 때문에 다른 것이 중요하지 않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누가, 무엇이, 어디가 중요한가, 그런 것은 사실 그다지 중요치 않은 것이다. 다만 마르다가 ‘많은 일’을 하기 전에 기도와 간구로 했으면 저와 같은 원망이 없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만약 그랬다면 곁에 앉아 설교를 듣는 마리아의 모습마저 은혜롭지 않았을까. 독일어 부분을 보면 ‘Not’이란 단어가 눈에 띈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39절에 보듯이 주님께 아주 ‘가까이’ 있는 모습, 이 모습이야말로 중요한 것 중에 중요한 것이 아닐까. 즉 기도와 간구로 준비하고 하나님의 말씀에 가까이 있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언젠가 어느 부흥회에 참석한 적이 있었다. 이스라엘 민족을 후원하는 한 선교사 님의 부흥회였다. 그 당시 내가 생각하고, 실천하고 있던 사회선교활동 방향과 많이 달랐던 이 사역을 접하면서 그 당시엔 쉽게 받아들일 수 없었다. 좀더 급한 일, 좀더 귀한 일이 있다고 생각했고, 마음 속으로 이 단체를 무시했으며 업신여긴 것이었다. 나중에서야 이것 역시 귀한 일임을 깨닫게 되었는데, 이렇듯 한쪽이 다른 한쪽을 비난하고 질책하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고 생각한다. 마리아는 말씀을 들었고, 마르다는 나누기 위해서 분주했던 것이다. 여러 단체가 각각의 목표와 그에 따른 사역을 감당하듯, 마르다와 마리아적인 면모를 동시에 겸비해야 한다. 각기 다른 모습들이, 서로 격려하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심방 얘기가 나왔으니 하는 말인데, 이것을 예수님의 시각이나 입장에서 보면 어떨까. 당연히 방문한 사람으로서는 음식 접대보다는 집주인과의 속 깊은 대화를 원할 것이다. 또한 일이 이렇게 된 내막에는, 마르다와 마리아 두 사람 간에 일에 대해 미리 협의하고 서로 소통하는 게 부족했을 수도 있다고 본다. 믿음도 있지만 행동도 필요하다는 걸 우리는 안다. 그리고 말씀을 듣는 마리아처럼 우리가 깨어있어야 올바른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겠다.
-일주일 내내 교회 나와 봉사했다고 해서 그렇지 못한 다른 사람의 행동을 비난해서는 안 된다. 서로 존중해주는 게 필요하다. ‘끊임없는 대접’이 사실, 초대한 분을 위해서인지 아니면 자기만족은 아닌지도 스스로 고민해보자. ‘예수님의 입장에서 본 마르다와 마리아’라는 관점이 이색적으로 다가온다.
-어디에 나의 ‘중심’을 두느냐가 중요하다. 여기서 중심이란 역시 ‘하나님의 말씀’ 안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그게 어떻게 가능할까. 말씀 묵상이 ‘밥’처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나님의 말씀이 없으면 쉽게 무너지고 만다. 한 번 스스로 둔감해지면 끝이 없다. 어느 순간 내가 말씀에서 멀어졌는지, 또 무뎌졌는지 인식하지도 못하고 일상을 살게 되기 마련이다. 매순간 노력하되, 같이 행동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말씀 안에 먼저 굳건히 서 있어야 함을 잊지 말자.
-나누지 않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생각을 수용하지 못하고 결국 자기중심적이 된다. 여기서 ‘나눔’이란 뭘까. 내가 뭔가를 많이 가지고 있어서 나눠주는 게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말씀으로 언제나 은혜 충만해질 수 있다. 우리 그것으로 나누자.
(끝)
Last edited by joe (2014-01-20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