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한인교회 교우 여러분께.
저는 이 교회의 청년회장으로 섬겼던 사람입니다. 그래서 더 묻고 싶습니다.
세월호의 아픔 앞에서는 조국을 향해 울고, 말하고, 행동하던 교회가 왜 지금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인 선거 문제 앞에서는 침묵합니까.
서울 송파구에서 벌어진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단순한 행정 실수가 아닙니다. 저는 이것을 부정선거라고 부릅니다. 유권자가 투표소에 갔는데 투표용지가 없어 기다리고, 투표가 지연되고, 일부는 투표권을 온전히 행사하지 못했다면 그것은 이미 민주주의의 심장을 건드린 일입니다.
선거는 결과만으로 끝나는 절차가 아닙니다. 내가 지지하는 쪽이 이겼느냐 졌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모든 국민의 한 표가 정상적으로 보장되었느냐입니다.
교회는 언제부터 선택적으로 정의를 말하게 되었습니까.
불의가 내 편에게 불리할 때만 불의이고, 내가 싫어하는 진영에서 문제를 제기하면 외면해도 되는 것입니까. 그것이 복음입니까. 그것이 민주주의입니까.
이제 베를린한인교회는 스스로에게 물어야 합니다.
하나님의 편에 서겠습니까. 아니면 불의를 보고도 침묵하는 적그리스도로 살겠습니까.
신앙은 예배당 안에서만 증명되지 않습니다. 불의 앞에서 침묵하지 않을 때, 그 믿음은 비로소 세상 앞에 드러납니다.
베를린한인교회가 정말 조국의 민주주의를 걱정해온 공동체라면, 지금 침묵해서는 안 됩니다.
선관위의 사과로 끝낼 일이 아닙니다. 전수조사, 책임자 문책, 투표용지 교부 수와 잔여 수량 공개, 투표록 검증, 추가 투표용지 이송 및 보관 과정 공개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문제가 확인된다면 재투표까지 요구해야 합니다.
저는 교회가 특정 정당의 편에 서라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진실의 편에 서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지금이라도 귀를 막고 눈을 가리는 일을 멈추십시오. 대한민국의 부정선거 앞에서 침묵하지 마십시오. 베를린에서 조국의 민주주의를 말해왔던 교회라면, 이번에도 당당히 말해야 합니다.
선관위를 조사하라. 투표권 침해를 밝히라. 부정선거를 덮지 말라. 민주주의의 절차를 다시 세우라.
.침묵은 중립이 아닙니다. 때로 침묵은 가장 비겁한 동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