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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2015-03-12 교회력과 신앙생활2020-11-07 14:49
작성자 Level 10

교회력과 신앙생활

himmel 님께서 2015-03-12 06:08, 2421 hits

교회력이란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의 삶은 허공에 있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인 근거와 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뿌리와 근거 즉, 기독교 전통과 우리를 연결시켜 주는 것이 교회력입니다. 말하자면 교회력은 여러 세기를 통하여 물려받은 교회의 유산입니다.
초대교회 교인들은 승천하신 주님께서 다시 오실 날이 임박하였다고 믿고 재림의 날에 온 관심을 두고 교회생활에 열심을 다하였습니다. 그러나 기다리던 재림이 지연되자 그들은 교회에서 뿐 아니라 세상 안에서도 믿음 가운데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종말의 날에 목표를 두고 사는 삶과 병행하여 신앙생활에 있어서도 1년을 주기로 하는 순환적 리듬을 개발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점차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를 중심으로 순환하는 달력으로 발전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므로 교회력은 예수 그리스도와 그의 행적을 중심으로 한 신앙생활과 예배 형태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교회공동체가 교회력의 리듬에 따라 매년 반복적으로 제시되는 구원의 역사를 재현하고 체험한다는 것은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제자의 길을 함께 간다는 것을 뜻하며, 구원의 사건을 항상 새롭게 경험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교회력의 절기들은 단지 과거에 일어났던 일회적이고 한시적인 사건을 기념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의 교회공동체가 계승해야 할 신앙의 유산인 동시에 하나님의 구원의 역사를 필요로 하는 모든 곳에서 계속해서 일어나야 할 희망의 사건입니다. 교회력은 이처럼 ‘회상’과 ‘희망’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우리의 신앙과 삶에 있어 교육적이고 선교적인 가르침을 주고 있습니다.

교회력의 날짜들과 계절들

교회력은 두 부분으로 나뉘어 집니다. 처음 6개월은 예수님의 탄생, 생애, 죽음, 부활, 성령의 보내심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때를 교회력의 ‘전반 축제기’라 부르는데, 대강절에서 시작하여 오순절에까지 이릅니다. 교회력의 중요한 축제들이 이 전반부에 들어있습니다.
교회력의 후반은 보통 ‘후반 비축제기’라 부릅니다. 이 때에는 신앙과 생활의 그리스도적 훈련의 큰 주제들을 중점적으로 내세우면서 교회의 생활과 성장을 다루면서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의 은혜 안에 어떻게 성장할 것인가? 하나님의 사랑에 어떻게 응답할 것인가? 하는 문제들을 생각합니다.


1. 대강절
교회력 상으로 새해는 인류를 찾아오시는 하나님을 기다리는 대강절부터 시작됩니다. 하나님을 기다림과 함께 새로운 것이 시작되고 새해가 시작됩니다. 그러므로 대강절 첫째 주일은 새해 첫 날인 셈입니다. 대강절은 11월 30일에 가까운 주일로부터 시작되어 성탄절 전야까지 4주 동안 계속됩니다. 이 시기에 우리는 첫 번 성탄절에 사람의 몸을 입고 오신 그리스도, 말씀과 성례전을 통하여 오늘 우리에게 오시는 그리스도, 그리고 마지막 심판날에 오실 그리스도에 대해 깊이 생각하면서 그리스도의 오심의 의미를 되새기고 다시 오실 그리스도를 기다리며 준비된 삶을 살아갑니다. 교회와 가정에는 대강절 첫 주일부터 초록색 전나무로 만든 화환 모형과 초꽂이가 설치되고 매 주일마다 촛불이 하나씩 밝혀집니다. 초대 교회 시절부터 대강절은 참회와 금식의 때이기도 합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오시는 것을 내적으로 준비하는 기간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의식색은 회개를 상장하는 보라색입니다.

2. 성탄절
하나님의 아들이며 세상의 구주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사람의 몸을 입고 탄생하신 것을 기념하는 절기로서 12월 25일부터 1월 5일까지의 기간을 말합니다. 온 교회가 기뻐하는 축제 기간입니다. 구세주이신 예수께서 베들레헴에서 나신 기쁜 소식을 듣고 즐겁게 찬양하는 일로 성탄절의 동이 터오릅니다. 성탄절의 색은 죄 없는 순결을 뜻하는 하얀색입니다. 이는 세상 죄를 지고 가는 죄 없는 어린 양의 신적인 위엄과 그리스도의 탄생이 주는 그리스도인의 큰 기쁨을 뜻하기도 합니다. 또한 성탄절 전나무의 늘 푸른 잎은 하나님의 사랑의 불멸성과 영원한 삶을 상징합니다.

3. 주현절
주현절(主顯節)은 성탄절 직후에 오는데 현현절(顯現節, Epiphany))이라고도 합니다.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에게 나타내 보이신 것을 기념하는 절기로서 사순절이 시작되는 성회수요일까지 계속됩니다. 주님께서는 처음에 놀라운 별을 통하여 동방 박사들에게 나타나셨는데 이 사건은 전통적으로 1월 6일로 기념합니다(카톨릭 교회는 주현절을 세 동방의 왕들을 기념하는 날로 지킵니다). 따라서 주현절은 하나님의 구원의 빛을 온 세계에 드러내어 생명과 구원의 기쁨을 누리고 빛처럼 밝고 맑은 영성훈련을 통하여 고난의 때에 어둠을 밝히는 십자가 신앙으로 인도하는 절기입니다. 의식색은 순결, 완전, 기쁨을 상징하는 흰색입니다.

4. 수난절(사순절)
수난절 혹은 사순절(四旬節)은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과 죽음을 회상하는 절기입니다. 성회수요일로부터 시작하여 부활주일 전날까지 주일을 제외한 평일 40일(주일 포함 46일)을 말합니다. 이 절기에는 특별히 성(聖) 주간인 고난주간이 있습니다. 고난 주간은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성에 입성하신 종려주일로부터 시작하여 성전을 정화하신 월요일, 감람산에서 가르치신 화요일, 제자들에게 배신당하신 수요일, 제자들의 발을 씻기시고 성만찬을 베푸신 목요일(성 목요일 혹은 세족목요일), 십자가에 달려 못 박히신 성금요일, 무덤에 계셨던 토요일로 이어집니다. 이 기간에 우리는 주님께서 당하신 고난과 죽음을 묵상하고 그 의미를 되새겨 보면서 경건과 절제를 훈련하고, 참된 회개와 이웃 사랑을 실천함으로써 주님의 고난에 동참합니다. 의식색은 참회를 상징하는 보라색입니다.

5. 부활절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신 주님을 기쁨과 감격으로 맞이하는 절기입니다. 부활주일부터 시작해서 성령강림주일 전날까지의 49일간을 말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부활하심으로 그의 고난과 십자가가 죽음에 대한 패배가 아니라 죽음을 넘어서는 유일한 길이요 승리임을 보여주셨습니다. 사망 권세를 깨뜨리시고 무덤 문을 여신 예수 그리스도는 죄와 죽음의 한계에 갇혀 있던 우리에게 구원과 생명을 주셨습니다. 초대교회 성도들은 부활신앙의 감격으로 시련과 박해 가운데서도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를 이루었습니다.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서 최고의 축제인 부활절은 만물이 소생하는 새 봄에 자리하고 있어 환희의 찬송을 더 크게 울려 퍼지게 합니다.
특별히 이 기간 중 부할 후 40일째 되는 날을 그리스도의 승천일로 기념합니다. 승천절은 그리스도께서 땅의 사명을 완성하시고 하늘로 귀환하심을 축하하는 승리와 즐거움의 날입니다. 이날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신 그리스도를 강조합니다. 의식색은 흰색입니다.

6. 성령강림절
유대교의 오순절축제(출 23:16, 34:22, 레23:15-16)에서 유래하였습니다. 예수께서 부활하시고 승천하신 후 50일 째 되는 날, 마가의 다락방에 모여 있던 제자들에게 주님께서 약속하신 보혜사 성령이 강림함으로써 전 세계에 흩어져 있던 모든 사람들이 복음의 기쁜 소식을 듣고 받아들이게 되었음을 기념하는 절기로서 창조절 전까지 계속됩니다. 특별히 이 기간 중 성령강림절 후 첫 주일은 삼위일체주일로 지키는데 창조의 주 하나님, 구원의 주 하나님, 하나님과 인간, 인간과 인간 사이를 연결해주는 사랑의 주 하나님을 묶어 교육적인 의도를 가지고 강조합니다.
성령 강림 사건을 통하여 이 땅에 교회가 세워졌으므로 오순절은 교회의 생일이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성령강림절은 이 땅에 수많은 교파로 나누어진 교회의 하나됨을 위한 축제 기간이기도 합니다. 지금도 성령께서는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을 지켜주시고 인도하십니다. 우리는 이 절기에 교회에 은사로서 내려주신 성령의 강림을 기념하고,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하나님의 백성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반성하고 결단해야 합니다. 의식색은 성령, 순교, 하나님의 사랑을 상징하는 빨간색입니다.

7. 창조절
하나님의 창조의 섭리와 인간 구원의 역사를 신앙적으로 되새기는 절기로서 9월 첫 주일로부터 시작하여 대림절 전까지 계속됩니다. 역사를 통해 나타나신 하나님의 구속적 행동에 역점을 두는 절기이며 믿음의 성장과 발전을 강조합니다. 우리는 이 시기에 하나님께서 지으신 세계와 생명을 돌보며 창조질서를 회복하는 일에 앞장서야 합니다. 의식색은 생명, 양육, 성장, 소망, 중생을 상징하는 초록색입니다.
이 기간 중 특별히 10월 31일은 1517년 마틴 루터에 의해 일으켜진 종교개혁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우리는 종교개혁기념주일을 개신교 그리스도인이라는 사실이 무엇을 뜻하며, 오늘의 교회가 서 있는 자리를 점검하는 자기 성찰의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창조절의 마지막 주일은 교회력 상으로 한 해의 마지막 주일이기도 한데, 이 주일을 특별히 구분하여 ‘영생주일’이라고도 합니다. 이 날은 “몸이 다시 사는 것과 영원히 사는 것을 믿습니다”라는 사도신경의 고백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예배에서는 한 해 동안 세상을 떠난 사람들을 기억하며 그들의 이름을 낭독하고 그들의 영혼과 가족들을 위해 특별히 중보의 기도를 드립니다.
이제 모든 것을 새롭게 하시는 하나님을 기다림과 함께 교회력은 다시 대강절로 이어지면서 새해가 시작됩니다.

교회력에 사용하는 색
교회력에 사용하는 색들은 일반적으로 ‘의식색’이라 부릅니다. 다섯 가지 색이 있는데, 보라색, 흰색, 녹색, 검은색, 빨강색 입니다. 교회 역사에서 유래한 이 의식색은 교회력상의 절기와 특정한 날의 정신과 의미를 반영하면서 아름다움을 더하고 예배에 교육적인 가치를 더 해 줍니다. 제단 덮개와 목사의 영대에 사용되는 색 또한 교회력에 따라 지정된 의식색입니다.

보라색 : 준비와 참회의 색이며, 애도, 참회, 주의를 기울임을 위한 색입니다. 대강절과 수난절에 사용합니다.
흰색 : 흠없는 순결, 거룩함, 완전, 위엄, 영광, 즐거움의 색이고 신성(divinity)을 상징합니다. 성탄절이나 주현절, 부활절 축제 때 사용합니다.
검은색 : 애도와 죽음의 색깔이며 죄를 깊이 뉘우치는 색입니다. 성 금요일에만 사용합니다.
녹색 : 생명과 번영과 성장을 뜻하는 색입니다. 창조절에 사용합니다
빨강색 : 불과 피를 나타냅니다. 하나님의 사랑, 하나님을 향한 열심, 희생, 순교, 감사, 찬양, 기도, 성령 등을 상징합니다. 성령강림절, 종교개혁 축제, 교회 헌당 및 기념일, 순교자 추모일 등에 사용합니다.

 

Posts [ 1 ] | Last post 2015-03-12 06:08
Martin
#1 - 2015-03-12 06:08
Martin

글 감사합니다!
참고로 교회력은 교파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우리 교회가 따르고 있는 교회력을 담임목사님께 부탁해 혹 차이가 있으면 이곳에 답글로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런데, Himmel님이 누구신지? Himmel (하늘) + 님? W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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